경주마의 경주질적 향상을 위한 과학적인 조교, 혈통배합 기술 등의 다각적인 노력과 기술의 발달은 경주속도의 단축으로 결과가 나타난다.
우수한 종마를 많이 갖고 있고 시설이 양호하며 조교기술이 정상화된 마산 선진국에서의 기록이 우리나라보다 뛰어나지만, 개선의 여지가 많은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에서 같은 비용과 노력으로 성취 할 수 있는 기록 향상 효과는 당연히 마산 선진국 보다 나을 것이다.
마산 선진국의 경우 지난 몇 십 년 동안 말의 경주능력에 대한 유전적 개량 량은 연간 0.1초 내지 0.15초에 불과하였다(이광전 등, 1996년).
<표 2-1>에 의하면 잔디주로와 모래주로의 차이, 기타 제반 경주여건 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능력 차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곤란하지만 대체적으로 국내산마의 능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에 수입된 외국산마의 국내 전적은 외국 전적에 비하여 1000~1400미터의 경우 2~4초, 1700~2000미터의 경우 6~8초 느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제반 경주여건이 외국에 비하여 열악한 결과로 인한 성적 저조로 추정 된다(한국마사회, 2004).
경주마의 자급을 위하여 농림부를 주축으로 1991년도부터 추진되어온 국내산 경주마 생산확대 중장기 계획에 따라 걸음마 수준이었던 마필생산기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
경주마 자급율 75%를 목표로 하여 주로 양적 증산에 중점을 두었지만 최근에는 고가 종마 도입 등 질적 향상에도 열성을 기울여서 <표 2-2>와 같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표2-2>에 의하면 최근 6년간 경주 거리별로 0.7초 ~ 3.1초가 단축 되어 경마 선진국 보다 비교적 빠른 경주능력 향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비약적인 능력향상은 우리나라의 경주능력 향상을 위한 시설, 인력, 기술 등이 초기단계이므로 발전여지가 많아 가능하였고, 어느 수준에 이르면 능력향상이 어려워질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능력 향상의 한계가 오지 않도록 보다 수준 높은 종마의 도입, 더 많은 기술의 습득과 연구, 조교시설 보강 등이 필요하다.
자마의 잠재적인 경주능력 즉 유전능력은 부마와 모마로부터 비슷하게 영향을 받지만 씨수말은 일반적으로 연간 약 60두 내외의 씨암말에게 유전능력을 전달할 수 있으므로 효율성을 감안하여 주로 혈통 좋은 씨수말에만 의지하기 쉽다.
그러나 어느 수준에 이르면 능력향상의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므로 결국 씨암말의 능력도 자마 경주능력 향상의 주요한 수단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경마산업의 중요한 문제점은 씨수말 수준의 미흡 뿐 아니라, 경마선진국 하위권 수준의 씨암말 다수가 아직도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매제도의 정착으로 많은 마주들이 씨암말 혈통도 중요시 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편이다.
또한 마사회에서 종부지원용으로 도입한 씨수말에 대하여는 후대검정 등을 거쳐 실적이 열등한 경우 교체하는데, 자본이 열악한 생산농가가 보유한 씨암말에 대하여는 후대의 실적이 저조해도 자마생산만 가능하면 가급적 교체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제도적으로 뒤받침 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한국마사회, 2005).
경주질 향상을 위해서는 경마장에서 충분한 마필이 경주 출주를 위한 조교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주행검사, 발주검사 등을 위한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불가용마가 마방을 많이 차지하고 있고 많은 인력이 이러한 마필의 조교에 매달리다 보면 질 좋은 경주를 치룰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주마로서의 순치와 기초적인 조교는 생산목장과 육성목장에서 완성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육성 전문 인력과 시설이 부족하고 열악하여 18개월령 이후의 체계적인 육성조교가 어려우므로 전체 국산마 중 30% 내외만이 후기육성 조교후 경마장에 입사된다(한국마사회, 2004).
이에 더하여 생산목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전문 육성시설의 설치가 어려우므로 장수육성목장(트레이닝센터)준공 시까지는 주로 제주육성목장 조교시설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사양관리 전문 인력도 부족하여 자체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한국마사회, 2005).
좋은 경주마는 경매보다는 일찍이 개별적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위와 같은 열악한 생산목장에 그대로 위탁될 가능성이 많아지고 전문 육성조교 시설을 활용하기도 어렵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마필의 좋은 잠재력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데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게 된다.
순치 기간도 길어지고 성마 상태에서 순치되면 사고위험도 많게 되며, 육성조교도 늦어져 마사회에서의 경주 전, 발주 및 주행검사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육성목장에서 기초조교를 마친 경주마라도 입사 및 경주조교 후 첫 출주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조금 더 성숙된 외산마보다 더 길다.
국내산마 비율이 더욱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이에 따른 비가용마 비율의 상대적인 증가는 전반적인 경주질 저하와 직결될 수 있다. 모든 경주마는 첫 출주일자를 목표에 두고 조교에게 맡겨지는데, 24개월 령으로 갓 입사된 마필은 신체기능이 미숙해서 조교사는 조금 더 성숙되기까지 기다리길 원한다.
마주가 요청해도 경주시스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상당기간 마방만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 미숙 경주마로서의 신체적 특징을 감안하여 국내산 24개월령 마필에 별도 경주를 많이 마련해 주고 부담중량을 충분히 감량해 주면 조교사도 대상마의 첫 출주를 앞당기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Peter. C. Hill, 1997).
단거리 위주의 조기 숙성마 양산의 부작용으로 왜소마가 많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정도까지 안 되는 수준의 적절한 장려책은 가용마 비율을 높여 경주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육성목장에 육성조교 시설과 육성전문 인력이 충분하게 되면 육성마로서의 기초 조교 및 마무리 조교를 마친 마필이 경마장에 많이 입사될 수 있으므로 조교사가 별도로 기본적인 조교를 시키면서 낭비하는 시간과 순치로 인한 부상의 비율을 낮출 수 있고 성마로서의 본격적인 경주조교만 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비가용마 비율이 낮아지고 경주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경주질 향상을 위해서는 혈통이 좋은 경주마를 선호하기 이전에 좋은 혈통의 경주마가 잠재적인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사전에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