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는 경주마는 내적으로는 크고 강한 심장과 폐, 튼튼한 근육, 달리려는 의지로 표현되며, 외적으로는 바람직한 체형과 지세로서 나타난다. 물론 심폐기능은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전체를 의미하므로 범위가 넓다.
즉 한 예로서,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기도에 문제가 있는 말은 아무리 폐가 크고 강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과 같다. 외적인 요소는 금방 나타나므로 선별이 가능하지만, 내적인 요소는 과학적인 표준운동 능력검사가 아니면 전적으로 혈통 즉 유전적 잠재능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우수 씨수말과 우수 씨암말에만 의지하여 좋은 자마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말에는 염색체수가 64개이지만 그 안에 경주와 관련된 수많은 유전인자가 분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이들 상호간의 반응에 따라 긍정적 반응 뿐 아니라 체감 또는 치사 효과도 나타내므로 그야말로 우수한 부모 아래서도 자주 기대이하의 자마가 출현되어 왔던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위에서 언급된, 심장 등과 관련된 키 유전자의 유전 능력 전달의 특징을 집중 연구하여 씨암말의 혈통을 중요시 하게 되었고, 진행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좋은 혈통의 씨수말과 씨암말의 무조건적이고 지속적인 교배로서 얻어지는 혈통개량의 한계, 즉 열등 형질의 동시집중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경주능력은 관련된 많은 유전인자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으므로 완벽한 배합이라도 훌륭한 자마가 태어나는 확률은 100%가 될 수가 없다.
다만 키 유전자와 과학적 교배방식을 감안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단순배합 보다는 이런 방식으로 해서 좋은 자마가 태어날 통계적 확률이 좀 더 높을 뿐이다. 유전 질환 등 좋지 않은 대부분의 유전인자는 열성유전자이다. 그러나 근친교배를 계속하다 보면 열성유전자가 표현형으로 나타나게 되고 유전 개량 효과도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잡종강세의 원리에 입각한 과감한 이계교배도 필요하다. 계통교배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단순 근친교배에서 한 단계 발전된 교배방식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