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측면과 앞뒤에서 관찰했을 때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이번엔 말을 걷게 한다. 걸음걸이는 전신을 사용하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나쁜 곳이 있으면 움직일 때 나타난다.
♣ 앞에서는 다리를 뻗는 모습, 뒤에서는 허리의 움직임을 본다
먼저 말의 걸음걸이는 말의 정면에 서서 다리를 내딛는 모습을 본다. 앞다리가 곧은지는 이미 점검했지만, 말 중에는 발굽을 깎아 조정해서 다리가 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교정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방심할 수 없다. 그러한 것들은 말이 걸을 때 바로 알 수 있다.
아무리 교정을 했다고 해도 걸을 때는 본래 휘어진 쪽 다리가 반드시 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리가 휜 경우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가 나쁜 말은 부자연스러운 버릇이 나오게 마련이다. 따라서 다리를 똑바로 내딛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결점이 있다고 판단해도 된다.
마찬가지로 뒷다리를 내딛는 모습도 확인한다. 앞다리가 걸어간 선을 뒷다리가 똑바로 따라가면 합격이다. 반대로 옆으로 가거나 휘는 버릇이 있는 말은 좋지 않다. 발목을 꺾을 때도 밖으로 빠지거나 안으로 기우는 등 움직임에 흔들림이없는지 신중하게 확인한다.
다음으로 말의 바로 뒤에 서서 걷고 있는 말 허리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허리는 걸음걸이에 맞춰 상하로 움직이는데 이 움직임이 좌우로 흔들리거나 어색하게 출렁거리지 않는가를 확인한다. 허리에 어색한 움직임이 보인다면 다리 어딘가에 결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좌우 균형이 잡히고 일정한 리듬으로 흔들리면서 걷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물론 이것은 경매시장에서 2세마를 관찰하는 방법으로, 패독에서는 이렇게 세세하게 검토할 필요는 없다
♣ 걷는 모습도 측면에서 보는 것이 기본
이렇게 해서 관리인이 끌고 나온 말이 가까이 오는 것을 정면에서 보고, 말이 자기 앞까지 오면 비켜서서 말을 앞으로 보낸 다음 뒷모습을 본다. 적당한 장소에서 말의 방향을 돌려서 다시 본인 쪽으로 되돌아오는 앞모습을 본다.
이런 요령으로 몇 번 왕복시킨 후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이번에는 조금 떨어져서 걷는 모습을 측면에서 관찰한다. 말의 모습은 어디까지나 측면에서 보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측면에서 볼 때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하는 포인트는 패독에서 출주마를 볼 때와 거의 같다.
목의 움직임, 앞다리를 내딛는 모습, 뒷다리를 내딛는 모습, 그리고 전체적인 움직임에서 받는 인상을 확인한다. 물론 경주에 출주하는 것이 아니므로 패기나 마무리 상태는 상관이 없다.
게다가 보고 있는 말은 2세마로 아직 별다른 훈련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패독을 돌 때처럼 힘 있게 깊이 내딛으며 걷는 말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가끔 깊이 내딛으며 걷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몸이 유연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움직임이 나오는 것으로, 이런 말에게서는 대단한 소질을 직감할 수 있다.
이처럼 자세하게 관찰한 끝에 마음에 드는 말을 고르지만, 기대만큼 잘 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조교를 거듭해도 기대한 만큼 유연하게 잘 달리지 못하거나 투지가 없는 말도 있다. 역시 말은 실제로 달려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걷는 모습은 마체 자체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말을 볼 때는 말의 움직임 속에서 최대한 잘 달릴 것을 상상하면서 보아야 한다. 목의 유연한 움직임, 앞다리를 아름답게 내딛는 모습, 생동감 있는 다리의 움직임, 관리인의 움직임에 순응하는 온순함 등 그런 동작 하나 하나에서 경주마로서의 소질을 상상하면서 마음에 드는 지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