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에서 앞다리를 볼 때는 발굽에도 주목한다. 발굽의 형태도 앞다리의 발굽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미 서술한 것처럼 앞다리는 주행 중에 체중을 지탱 하며, 뒷다리의 도약을 받아 앞으로 전진 할 때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주로가 나쁠 때 미끄러지거나 주로에 빠지는 것은 대부분 앞다리 발굽이다.
그리고 그 역할 차이에 따라 앞다리와 뒷다리의 발굽모양이 다르다. 앞다리의 발굽은 뒷다리의 발굽에 비해 폭이 넓고 크다.
♣ 발굽은 튼튼해야 한다
주행을 근본적으로 지탱해 주는 발굽은 당연히 튼튼해야 한다. 튼튼한 발굽은 어느 정도 커야 한다. 유럽에서는 발굽이 클수록 튼튼하다는 설도 있다. 다만 경주를 고려하면 너무 큰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움직임이 날렵하지 않아서 발끝이 무거운 주행을 하게 된다.
또한 주로가 질퍽질퍽하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크기는 적당해야 한다. 발굽을 보고 난 후 발굽 속의 깊이를 본다. 발굽 속은 원래 패여 있지만, 깊게 패여 있는 것이 좋다. 발굽 속이 얕으면 돌이나 튀어나온 곳을 밟았을 때 발굽속을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앞다리를 들어 달라고 부탁해서 발굽 속을 확인하기도 한다. 발굽 표면에 횡선이 많은 말이 있다.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인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손톱 발육이 더뎌진다.
그래서 손톱이 조금 자라면 그 부분이 올록볼록하게 된다. 따라서 발굽의 질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선이 많은 경우에는, 몸 상태가 종종 나빠지는 허약한 말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발굽의 횡선이 많을 말은 좋은 말이 아니다.
♣ 발굽의 형태로 나쁜 주로에 강한지 알 수 있다
흔히 작고 밥그릇을 엎어 놓은 것 같은 발굽을 가진 말은 주로가 패이거나 질퍽질퍽한 나쁜 주로에 강하고, 평평하고 큰 발굽을 가진 말은 나쁜 주로에 약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다. 후지마돈나29)를 예로 들어보자. 신잔30)의 자마로 500kg이나 되는 대형마로 발굽도 컸다.
이런 말은 일반적으로 나쁜 주로에 약하다. 대개 신잔의 자마는 나쁜주로에 약한 말이 많은데, 이 말은 나쁜 주로에서도 뛰어났다. 발을 보니 역시 밥그릇을 엎어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대형마 치고는 발놀림이 좋아 재빠르게 움직이는 말이었다.
나쁜 주로에서 강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발굽뿐만이 아니다. 진흙탕 길에서 보폭을 넓게 해서 뛰면 미끄러지기 마련으로 종종걸음으로 발끝을 작게 꺾어가며 달리는 것이 상책이다. 작은 보폭으로 달리는 것이 좋기 때문에 마체도 작은 편이 좋다. 발목도 긴 것보다 짧은 쪽이 작게 꺾이는 만큼 미끄러지지 않는다.
필자는 메지로마크인의 발굽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발목이 긴데도 발굽은 밥그릇을 엎어 놓은 형태이다. 뛰는 보폭은 컸지만 이 발굽으로 지면을 움켜 쥐듯 달려서인지 나쁜 주로에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