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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마 제대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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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pter 1.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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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mark 책을 펴내며

경마는 말을 보는 것에서 시작하여 보는 것으로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조교, 패독, 예시, 경주뿐만 아니라 예상과 마권까지 포함한 모든 것이 말을 본다는 것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마권을 산 말이 어떤 말이며 마권을 사지 않은 말과 어떻게 다른가를 모른다면, 결과적으로 경마에서 돈을 따든 잃든 무언가 납득할 수 없는 허전함이 남을 것이다. 그 허전함을 만족감으로 바꾸고자 이 책을 집필하였다.

이렇게 큰소리쳤지만 실제로 말을 보는 것은 여러분 자신의 눈이며, 말을 이해 하는 것도 여러분의 감성이다. 책을 읽고 머리로는 이해하더라도 눈과 감성이 납득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것도 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말을 보는 안목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말의 매력에 흠뻑 빠져야 한다. 말의 매력에 빠지지 않으면 말을 볼 수 없다. 이것이 필자의 솔직한 느낌이다. 물론 빠지는 대상이 어떤 말이든지 상관없다.

그러나 이왕 말에 빠진다면 좋은 말에게 빠졌으면 한다. 이 말은 왜 잘 달리지 못하는지 추궁하기보다, 이 말은 어째서 잘 달리는지 주목하는 편이 훨씬 유익할 것이다. 좋은 말은 자연스럽게 사람의 이목을 끈다.

심볼리루돌프나 나리타브라이언은 얼핏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이 빛난 것은 다른 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났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말을 관찰하다보면 달리기 전부터 아름다움에 마음을 빼앗기는 말이 있다. 스키캡틴이나 후지기세키도 첫눈에 반했다.

그러나 비와하야히데는 릿토(栗東)트레이닝 센터에서 조교 받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말이었다. 같이 말을 보러간 기자가 그 말이 간사이(関西)의 3세마 중에서 가장 잘 달리는 말이라고 하기에 그때서야 눈여겨보게 되었다.

말을 보니 목에서 어깨까지 너무 살이 붙어있었고 허리도 통통하였다. 달리는 것을 보아도 유연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조교 내용도 채찍질을 해서 마지막 600m를 42초나 걸려 달릴 정도로 전혀 빠르지 않았다. 솔직히 어떻게 이런 말이 최고 기록으로 승리했는지 믿기지 않았으나, 다음 경주에서도 압승하였다.

이렇게 되면 ‘이 말은 보통 내기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런 식으로 필자가 찾아내지 않아도 좋은 말은 보는 사람을 매혹시킨다. 흥미를 느껴 주목하고 응원을 하는 사이에 대상경주와 같은 큰 경주에 나가게 된다면 그 말이 출주하는 경주는 꼭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해서 흠뻑 빠진 말을 계속 지켜보는 동안 말의 성격과 특징 등 그 말에 대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말이 성장하면 마체의 변화도 눈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 필자는 그린그라스를 보았을 때 처음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1973년 봄에 나카노 다카요시(中野隆良)조교사와 함께 아오모리에 있는 목장에서 태어난지 3주 된 그린그라스를 보았다. 그 때의 인상이 매우 강렬하였다. 그때까지 많은 당세마를 보았지만 이 말처럼 감명을 준 말은 없었다. 무엇보다 얇은 피부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마체의 균형 또한 매우 뛰어났다.

당세마는 대체로 다리가 길어서 어린 사슴과 같은 인상을 주는데, 이 말은 허리와 어깨가 튼튼하고 네 다리가 곧게 뻗어 있어 탄력도 있었고, 이미 소질을 가늠할 수 있는 체형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영리해 보이는 얼굴에 몸짓 또한 귀여웠다.

경주마 그린그라스
▲ 경주마 그린그라스

섬세하게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흑갈색 인형과 같은 정말 멋진 말이었다. 이 말의 주인인 한자와 기치시로(半沢 吉四良)씨가 “이 말은 신이 점지해 주신 것같다”고 말했던 것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우리가 그린그라스를 보러갔던 것은 단순히 우연은 아니었다.

이 말의 모마인 종빈마 달링히메는 마지막 직선 주로를 단번에 몰아붙이는 뒷심이 뛰어난 명마로 여걸이라 불렸다. 그 말의 자마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 후 필자는 조교를 받고 첫 출주를 한 후 은퇴한 7세 때 까지 계속 눈여겨보았다. 아시는 바와 같이 그린그라스는 도쇼보이, 텐포인트와 같은 시대의 경주마로 5세 최강 시대를 이끌었다.

그린그라스는 도쇼보이, 텐포인트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만 전형적인 장거리마 체형마로, 대형마이기도 해서 종종 어깨와 무릎 부상에 시달린 말이었다. 그래서인지 4세 때는 좀처럼 우승을 하지 못했고 깃카쇼(菊花賞)에 출주하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출주를 취소하는 말이 생긴 덕분에 막판에 출주권을 얻었는데, 그 행운을 잘 살려서 멋지게 깃카쇼의 우승마가 되었다. 당세마의 모습에서 깊이 감명을 받은 그린그라스의 인상은 성마(成馬)가 된 후 에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볼 때마다 위대해지는 모습에 갈수록 빠져들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이 말을 만나고 함께 걸었던 몇 년 동안, 필자는 말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도 말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을 권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말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을 때 이 책이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본서를 집필하는데 조언을 해주신 닛칸겐다이(日刊現代)의 스스키 가스유키(鈴木和幸)씨, GI팜의 구로이와 하루오(黒岩晴男)씨, 오랫동안 가르쳐 주신 구로사카 히로키(黒坂洋基)조교사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토 도모야스(伊藤友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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