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육성법의 제정(2011.3.18.)으로 한국마사회는 경마를 통해 단순히 레저스포츠에 대한 수요를 창출한다는 제한적인 영역을 넘어, 선진국의 예에서 보듯이 국민소득 3만달러시대에 거의 필연적으로 성장하는 승마(한국제,2014.1.)와 더불어 새로운 경제영역 즉, 말산업(馬産業)4)이라는 국가경제산업을 주도해 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마사회 및 경마에 대한 이미지는 도박이라는 단순하고도 부정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이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세금 및 기금을 납부하고 있고,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공익기여에 대한 대국민적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한국마사회,2014).
〔그림1-1〕말산업 구성 체계
따라서 한국에서의 경마가 건전한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고 나아가 사회기여활동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마가 갖는 부정적인 의미로서의 사행(내기,betting)이미지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현재 한국경마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중의 하나는 많은 국민들이 경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수십년 동안 경마에 대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크게 부각시켜 보도해온 언론의 보도 특성으로 인해 국민들이 잘못 이해하는 측면도 있지만(공양식,2011), 무엇보다도 말의 역동성과 그러한 말들의 경쟁을 즐기는 경마의 본질적인 중요성 즉, 최고수준의 경쟁상품을 만들어 내려는 전사적인 노력의 부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할 것이다.
또한 경마가 매출증대 및 세수증대를 위한 수단이 되고 한국마사회의 운영에 있어서도 공익성보다는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한국마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공익기업으로서 공익보다는 수익이 우선인, 돈을 많이 버는 기업으로 인식되도록 한 것에도 일정부분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나유나,2011).
또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일부를 일제강점기시 일본인들이 우민화 정책 및 군마양성을 목적으로 경마를 시행한 것에 대한 민족적 저항의식으로 인해 한국경마는 숙명적으로 태동기부터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일면 있는데(강용식,2008), 이는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근원을 일본식민지 탓으로 돌리는 우를 범할 수 있다할 것이다.
즉,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일부라도 일제식민지하 경마시행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현실 회피적이며,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숙명적 또는 체념적 의식이 일정부분 내포된 것이라 할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마가 언제부터 누구에 의해서 어떤 목적으로 시행되었는지 인식하고 있지 못할뿐더러 그 것은 현재의 경마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마에 대한 인식은 ‘돈을 건다는 사행성 자체’에 대해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된 경마참여자의 자기책임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경마를 시행하고 참여함으로써 사회에 미치는 순기능적인 요인에 대한 인식 여부에 따라 경마에 대한 이미지는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돈을 걸고 내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사회통념적인 부정적 인식, 경마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리두기 및 ‘경마=도박’으로 뿌리깊이 내재되어 있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 것이 한국경마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열쇠가 된다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와 가깝고 식민지하에서 경마가 시작되었다는 공통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주품질 면에 있어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마를 시행하고 있고, 매출액 또한 세계 최고수준을 올리면서 지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경마가 주민들의 생활문화의 일부가 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홍콩경마시행체5)(이하 HKJC)의 경영 비결에 대해 알아본 후, 이를 한국마사회에 적용함으로써 한국경마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생활문화의 일부분으로써 자리매김토록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자 한다.
즉,‘달리는 말에 베팅하는’ 경마에 대한 본질적인 속성은 홍콩이나 한국에서 거의 대동소이 하지만, 홍콩경마는 주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주민들의 생활문화의 일부가 되고 있는 반면에 한국에서의 경마는 도박이며, 자칫 패가망신하는 놀음이라는 인식이 국민정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가 경마의 본질적 속성에 기인하기 보다는 ‘경마시행체가 경마를 지역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도록 하였는가’ 하는 것에 있다는 전제하에 HKJC가 추구하는 경마시행의 목적 및 경마에 대한 가치부여 등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특히, 경마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금을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이러한 HKJC의 사회공헌방식을 한국마사회에 적용함으로써 한국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의 개선을 통해 경마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이며, 경마참여가 곧 사회공헌 활동 참여라는 인식변화를 유도하여 한국경마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