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제대로 알기

한국 경마는 그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왔다. 비록 경주마를 수입하여 외화낭비를 하였지만 경주마 자급 중장기계획에 의하여 국산마 자급률이 70%를 상회할 정도로 양적팽창을 이룩하였다. 이에 따라 농산물 수입자유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소득창출과 고용증대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 있어서는 외산마에 비하여 많이 뒤떨어지는 수준이며 지금부터는 질적인 향상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제까지 마산 선진국에서는 유전능력 향상 등 선천적 능력향상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척되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우수 혈통 씨수말을 들여와 유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여 왔다.

또한 젖소 등 대 가축의 유전능력 평가 방식을 기초로 하여 경주마의 유전능력을 측정하는 방법도 개발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운동생리학의 발달과 IT 장비의 개발로 후천적 능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시설 및 장비 부족 등으로 연구 실적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후천적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경영 측면에서 분석하였다. 후천적 능력 향상에는 수많은 변수가 관련되어 있지만 여기에서는 시설 등 조교여건, 조교방식, 사양관리, 마필질환 등 4대 주요 분야를 다루었다.

먼저 후천적 능력향상의 부실로 나타나는 주요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경주마의 거래가격이 실제 실적과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외국에 비하여도 그 상관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경주마의 특성상 기대치를 추정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지만, 좋은 말이 고가에 거래되려면 그만큼 잘 뛴다는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육성후 경주마로 유통되기 전에 거래가격은 주로 혈통에 의지하는데 우수한 혈통을 물려받아 잠재능력이 뛰어난 말이라도 후천적으로 조교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잘 뛰는 말이 될 수 없고 또한 관리가 부실하면 일찍 퇴출되어 제 값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후천적 능력향상을 위하여 시설 등 조교여건 개선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마장에서 조교를 위하여 추가로 필요한 시설은 실내 원형마장과 워킹머신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시설물들은 우천시 활용 효과도 높으므로 우선적으로 설치하여 적절한 조교가 용이 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조교주로에서 가장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은 배수 문제로 나타났다. 주로는 가장 많이 활용하는 조교 핵심 시설이므로 최대한 양호한 상태로 유지시켜야 한다. 배수가 안 되면 부상의 우려가 있고 기승자 및 경주마에게 젖은 모래가 튀어 조교가 어렵게 된다.

셋째, 설문 응답자의 절반이 충분한 조교 없이 출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관리인력 부족, 마필상태, 기수여건, 마필질환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조교방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단거리 출주 예정마의 두당 평균 운동량은 평보, 속보, 구보, 습보가 각각 22분, 14분, 8분, 4분이었으며, 장거리에 있어서는 각각 25분, 16분, 12분, 5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장거리마의 운동량이 전반적으로 동시에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거리마는 무산소 시스템의 전력질주 운동량 보다 심폐기능을 최대한 이용하는 유산소 시스템의 저속도 운동량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단거리마에 대한 장거리마의 연습량 증가율이 습보 보다는 구보 등에서 더 많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2장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최대 심박수의 70% 이상 스피드가 되어야 장거리마 지구력 트레이닝의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이 눈에 띄게 많았지만 관측치 별 편차가 크고 관측수가 적어 유의적인 차이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둘째, 조교 순서는 경주거리에 관계없이 대부분 “평보→ 속보→ 구보→ 습보”까지는 대부분 같으며, 그 다음 평보까지는 대부분이 “습보→ 속보→ 평보”나 “습보→ 평보”의 두 가지 단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터벌 조교나 반복 조교를 적용하는 마필관리자가 드물다는 의미인데 마필 사고 등을 염려한 결과로 여겨진다.

공사 중인 트레이닝 센타가 본격적으로 운영되어 과학적인 운동능력 평가 시스템이 실제 적용된다면 인터벌 조교 등의 적용이 가능해 질 것이다. 더불어 인력과 시설 등도 보강되면 조교 방식이 보다 다양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조교시간, 강도 및 조교방식에 있어서는 절반 정도가 불만을 나타냈는데 그 이유로서 시간부족, 인력부족, 시설부족을 거의 같은 비율로 들었다. 과학적인 조교를 위한 운동능력 평가, 유전능력 평가, 도시지 프로파일에 대한 관심 정도를 알아본 결과 전반적으로 약간의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이러한 유전능력 평가와 도시지 프로파일 자료는 현재라도 입수가 가능하므로 이의 활용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육성마 마무리 조교를 전담하는 트레이닝 센터가 개장되면 경마장에서는 경주조교만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므로 경험보다는 보다 과학적인 근거에 의한 조교의 시행이 더 용이해 질 것이다.

이는 트레이닝 센터 설치 운용의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트레이닝센터 설치와 국제경주 시행 후 조교 방식이 개체 특성에 맞게 보다 다양해지고 과학적으로 발전하였다.

넷째,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의 소요시간을 보면 대체로 10분～20분 또는 20분～30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금 상위그룹에서는 하위그룹에서 보다 길게 소요되는 조가 많았는데, 이는 본격적인 조교 전에 마체를 충분히 준비시키고 조교 후에도 정성스럽게 관리하려는 의지가 높은 결과로 여겨지므로 앞으로 상위그룹의 운동방식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양관리에 관한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교 직전과 직후에는 모든 조들이 사료 급여시간을 조절하였다. 이는 산통 방지를 위한 조치로 판단되며 상금 상위그룹에서는 미급여 시간이 더 긴 조가 많았다. 이러한 상하위 그룹 간의 미묘한 차이는 특수사료 급여 관련 설문에서도 유사한 현상을 보였는데, 상위그룹의 조에서는 특수사료를 혼용 급여하고자 하는 비율이 하위그룹에서 보다 다소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조간 편차가 높아 유의한 차이로 인정되려면 더 많은 조의 관측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급여조절 시간에 대해서는 외국자료보다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수준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상금 상위조의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마필 개별 특성이 각각 다르므로 여건이 되는 한 이에 맞추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2002년～2004년 농후사료 및 조사료의 급여 수량과 DE량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상금 상위그룹이 농후사료의 급여량과 DE량에서 하위그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위그룹에서 부적절하게 사료를 적게 급여하였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상위그룹에서 마필의 운동량이 많았던 결과로도 볼 수 있는 바, 본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운동량을 참고하여 사양기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마필질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주마 운동기 질환은 전후 발목부위의 부상이 제일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다음으로는 무릎 부위이고, 발굽과 사지 내 기타 부위는 유사한 수준으로 많이 다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몸통과 머리부위는 호흡기 질환과 유사한 수준으로 질환 발생 비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앞으로 해당 조교 시설물의 안전도 제고, 마필관리자 계도 등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질환의 원인으로는 경주로 불량 또는 협소가 제일 높은 점수를 얻었고 다음으로는 기타 운동시설 불량과 무리한 운동이 차지하였다. 더러브렛 경주마는 운동을 못하면 육용으로도 활용하기가 어려우므로 운동기 질환의 예방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추가적으로 진료 기록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질환 다발 부위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으로 발생원인을 조사하여 발생률 감소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가축에 비하여 경주마는 가격이 비싸고 출주까지의 훈련비용도 많이 들어가는데 비하여 성격이 급해서 승마 등 타 용도에 활용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조기퇴역의 주 원인이 되는 운동기 질환의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주능력 향상은 충분한 시설 등의 여건과 마필관리자의 과학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열정적인 마필관리가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세부적으로 언급된 사양관리, 조교방법, 운동시설, 마필질환 등 4개 분야는 후천적 능력향상의 관건이 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사항들에 대한 개선에 더하여 장수목장이 개장되어 육성마 마무리 운동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경마장 마필관리자는 성마의 경주조교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므로 한국경마는 경주질 향상을 위한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